소정환_여기 살아야죠, 저는 자본주의의 노예이기 때문에

아트센터나비
2019-08-05
조회수 704


소정환(1994년생)

  • 인터뷰날짜: 2019년 5월 16일
  • 직업: 대학생
  • 거주도시(기간): 캐나다 버넌(3년)/ 캐나다 켈로나(1년)
  • 사용언어: 한국어/영어


Q. 외국에는 얼마나 거주하신 거예요?

캐나다 켈로나에 4년 거주했고 2년 반 정도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1년을 대학을 다녀보긴 했는데, 중간에 그만 두고 한국을 들어왔거든요. 캐나다 유학을 간 것 자체가 가고 싶어서, 자의로 간 게 아니고 중학교 때 외고를 준비했다가 떨어졌다가 부모님께서 너 유학 가볼래? 하셔서 어린 나이에, 객기에, 한 번 가보지 뭐 이러면서 갔거든요. 그런 식으로 가다 보니까 아예 공부에 뜻이 없어가지고 게다가 외국이니까 터치를 할 사람이 없잖아요. 부모님이 같이 가신 게 아니라서. 그래서 뭐 맨날 게임하고, 한국인하고만 어울리다 보니까 자연스레 영어도 안 늘고 외국인하고 대화하는 기회조차 점점 줄어드니까 확실히 재미가 없고. 그렇게 사는 게 잘 못 됐다는 걸 저도 알아서, 그러면 돈만 낭비하고 아무것도 안되니까, 그래서 저는 한국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저는 어차피 한국에서 살고 싶기도 했고. 


Q. 왜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일단 저는 약간 유흥을 되게 좋아해가지고, 술 먹고 노래방 가고 이런 것도 너무 좋았고. 굳이 양식보다는 한식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Q. 켈로나는 어떤 곳이에요?

원래 켈로나에 4년 있었던 건 아니고, 바로 옆에 더 작은 버넌이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대학 오면서 켈로나로 왔어요.


Q. 버넌으로 가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아뇨. 유학사를 통해서 가게 된 거라서 특별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Q. 버넌은 어떤 곳이에요?

크기도 진짜 작고 진짜 시골이에요. 자연 있고. 은퇴하신 분들이 살기 되게 좋은? (실제로도 은퇴한 사람들이 많이 살았어요?) 그 분들이 은퇴하셨는지 다 잘 모르겠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어요. 홈스테이를 여러 번 옮겼는데 거의 그 중에서 두 세 번이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셔서 그런 걸 보면 은퇴하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어요? 좋았던 일이라든가, 안 좋았던 일이라든가, 슬펐던 일이라든가. 

캠핑을 갔다가 절벽에서 떨어질 뻔했던 것? 절벽을 한 칸 내려갔다가 못 올라와서 죽을 뻔 했고요. (웃음) 결국엔 친구들이 끌어 올려줘 가지고. (올라왔어요.)


Q. 캠핑을 자주 갔었나요?

자주는 아니고 한 번 밖에 안 갔어요, 제가 활동적인걸 별로 안 좋아해서. 거기는 이제 되게 유명한 산이 있대요. 그래서 겨울에 되게 많이 스키를 타러 오기도 하고, 거기 있는 사람들도 되게 많이 스키를 타러 간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저는 4년 동안 거의 컴퓨터게임만 해가지고. (웃음) 일주일 정도 미식축구부에 들어가긴 했었어요. 근데 힘들어서 금방 나왔어요. (웃음) 근데 지금 과는 체육과에요. (웃음) 


Q. 되게 자연이 좋은 곳일 것 같은데, 야외활동을 많이 안 해서 아쉽지 않았어요?

네. 저는 활동적인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자연을 좋아하는지?) 도시적인 것과 다른 의미로 좋았죠. 도시는 뭐 약간 세련되고 편리하고 뭐가 많잖아요. 그런 것은 도시가 좋은데, 공기 맑고 주변 산이나 이런 게 예쁘니까. 도시도 좋고 시골도 좋고. 굳이 살라고 하면 도시에 살 건데. 


Q. 거기서 다닌 학교는 어떤 학교였어요? 학교에서 특별히 본인한테 영향을 미친 게 있어요?

일반 로컬 학교였어요. 일단 캐나다 생활 자체가 영향을 전반적으로 미쳤던 것 같아요. 중학교 때는 성격이 좀 내성적이었는데, 거기 가서는 완전히 외향적인 건 아닌데 어느 정도 호전은 됐거든요. 체육 같은 게 한국보다는 활성화 되어 있으니까. 체육 수업이. 그런 것도 그렇고 소통 자체가 한국보다는 많이 해야 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하고나, 선생님하고나, 잘 모르니까 저는. 물어는 봐야 되니까. 그리고 수업 자체가 한국은 이제 국영수 이런 것만 배우잖아요. 거기는 이제 목공예, 요리, 이런 것을 배우는 게 제일 좋았어요. 



Q. 체육은 어떤 것을 해요?

여기는 이제, 지금은 모르겠는데, 한국 중학교, 고등학교에 풀밭, 잔디장 같은 게 많이 없었던 것 같거든요. 근데 외국은 이제 워낙 땅덩이가 넓다 보니까 축구장 말고도 거의 다 잔디장이고. 원반던지기나, 미식축기나, 핸드볼 뭐 이런 것들.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할 수 없는 것들, 그런 것 위주로 많이 해봤고. 


Q. 그게 지금 본인한테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때라도 거기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좀 병약해지지 않았을까. (웃음) 정신적으로도 뭐. 그래서 친구들도 체육시간에 많이 사겼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제 뭐 소통하고 몸 부딪히는 시간이다 보니까.


Q. 그러고 나서 대학을 잠깐 다녔던 거죠? 전공이 그 때도 체육이었어요?

아뇨. 과학 쪽이었어요. Associate of science 라고. 거기서도 한국인 선생님이 계셨는데, 거기에 있는 한국인들을 케어해주셨어요. 약간 가디언 같은 느낌? 그래서 아마 그 선생님이 이렇게 가보는 게 어떻겠냐, 해서 갔던 것 같아요. 성적 맞춰서. 특별히 과학 쪽에 관심 있던 것은 전혀 아니었고. 


Q. 한국으로 일찍 들어오게 된 이유?

음.. 지금도 뭐 공부에 크게 그런 게 없어가지고. 일단 제가 거기서 대학을 더 다닌다고 해도 그냥 그래가지고, 그냥 들어오게 됐어요. 군대도 가야돼고.


Q. 켈로나 도시는 어떤 곳이었어요?

약간 버넌에서 진화된 그런 곳? 도시이긴 한데, 특별할 것 없는 소도시? 대전보다는 작았던 것 같아요. 그냥 공항 하나 있는 정도. 말씀드릴게 없어요. 진짜 뭐가 없어서. (웃음)


Q. 외국에서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뭐였어요?

사실 제가 외로움을 크게 타는 성격은 아니라서, 고등학교 때 혼자 갔어도 특별하게 상관은 없었고, 적응도 잘 했고. 근데 이제 한 번, 아플 때 있었는데, 아무리 홈스테이분들이 케어를 해준다고는 하지만 가족이 해준 거랑은 다르잖아요. 그래서 그 때 좀 외로움을 느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인종차별이 있을 줄 알고 걱정을 했었는데, 딱히 그런 건 없었는데, 뭐 어디 나라를 가도 이상한 사람들 있잖아요. 약간 그런 사람들 있는 것 말고는 딱히 인종차별 받은 것도 없었고. 인종차별 받은 게 딱 한 번. 이제 뭐 차타고 지나가면서 소리 지르면서 물병 던진거? 지역마다 다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고등학교 때는 한국인들끼리만 놀았는데 대학 때 제가 자취를 했었거든요. 그 때는 이제 일본인들 중국인들 되게 많아서 같이 어울리거나 하는, 다국적으로 그렇게 놀았던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Q. 어떤 게 더 좋았어요? 한국인들이랑 노는 거랑, 외국인들이랑 노는 거랑.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외국인들하고 놀 때는 아무래도 조금 더 조심을 하는 것 같아요. 문화가 다르니까. 내가 아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 때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제 룸메이트가 홍콩인이었어요. 저희가 동의를 해서, 애초에 같이 살기로 하고 산 거라서. 지금도 연락하고 가끔 한국도 오고 그래요. 착하고 잘 맞으니까. 딱히 외국인들하고 한국인들 이런 차이보다는 그 사람하고 내가 잘 맞나 하는 부분이 더 큰 것 같아요. 


Q. 그 친구와 살았던 게 지금의 본인에게 가치관이나 생각이나 하는 것들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네. 저는 캐나다에 산 게 확실히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일단 성격이 바뀐 것 같고요. 기본적으로 아무리 공부를 안 했다지만 어느 정도 영어는 되니까, 토익이나 이런 것 볼 때 편하기도 하고. 경험한 게 남들보다 조금 더 많으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말할 수도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저희 과가 국제스포츠과라서 외국에서 살다 온 애들이 좀 있어요. 그런 것 보면 공감대를 어느 정도, 나라는 다르지만, 형성한다는 게 좋은 것 같고. 



Q. 국제스포츠학과는 어떤 곳이에요?

사회체육학과 같이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과는 아니고, 스포츠비즈니스랑 스포츠과학 쪽으로 나뉘거든요. 그래서 에이전트를 한다거나 국민체육진흥원에 들어간다거나 실무적인 이런 쪽 성향이에요. 


Q. 본인에게 잘 맞겠네요?

제가 한국에 들어오고 1년 정도 있다가 군대를 가서, 제대를 하고 한국에서 살려면 대학교를 다녀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 무슨 컨설팅 하는 곳이 굉장히 많잖아요. 대학 입시에 관련된. 저도 수시로 해서 시험 두 개 치르고 면접보고 들어온 건데, 사실 이 과에 관심이 있어서 온 게 아니라, 컨설팅에서 선생님이 성적 맞춰서 여기로 들어가라 해서 들어온거라. 제가 아까도 운동 되게 싫어한다고 말했잖아요. 근데 체육과라고 말했잖아요. 그게 이거 때문에. 


Q. 어때요? 배워보니까. 

사실 이제 수업 중에 운동을 하는 수업은 없고요. 스포츠행정이나 스포츠재무회계 이런 쪽으로만 배우니까, 아마 다른 과도 비슷할 것 같긴 한데, 수업이라는 게. 요즘은 유도를 하고 있어서. 그거는 제가 해보고 싶어서. 


Q. 유도에 어쩌다 관심이 생겼어요?

사실 유도가 저희 과 소모임인데, 다른 것도 되게 많아요. 배드민턴이라든지, 댄스, 태권도, 다른 것들도 많은데, 다른 것도 해보다가 다 안 맞아서 나왔고. 유도는 재밌는 것 같아서 계속. 네.


Q. 유도의 매력이 뭐에요?

일단 저는 이제 민첩한 편이 아니라서, 힘을 쓰는 것을 좋아해서. (웃음) 유도는 일단 힘 비중이 되게 어느 정도 크잖아요. 그래서. (웃음)


Q. 군대는 어디서 근무했어요?

네. 공군 나왔습니다. 육군은 부대가 랜덤으로 정해지잖아요. 저희는 훈련소 성적 순으로 골라서 가기 때문에 저는 서울 구로 아세요? 그 쪽에 있었어요. 


Q. 외국에 있다가 군대 가니까 어땠어요?

엄청 오래 산 건 아니여서. 한국문화에 그런 것들을 이해 못하지는 않아서, 저는 문제 없이 잘 생활했던 것 같아요. 


Q. 그럼 계속 한국에서 직장도 구하고 살 생각인거죠?

네. 저는 외국에 나갈 생각이 진짜 1도 없습니다. 거기는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도 안 맞고. 저는 순대국밥 이런 거 먹어야 되거든요. (웃음) 스파게티, 치즈 못 먹겠어요. 이제. 


Q. 앞으로 어떤 일 하고 싶어요?

사실 이게 문제점, 모든 사람들 문제점이긴 한데, 사실 하고 싶은 게, 꿈이 없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잖아요. 뭐 있는 사람들 다 그쪽으로 빠지겠지만. 보통 그런 사람들이 공무원으로 많이 빠지지 않나 해서. 들어가는 게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국정원 한 번 가보고 싶어서 관심은.


Q. 어쩌다 국정원에 관심이 생겼어요?

저희 작은아빠랑 작은엄마가 국정원에 근무를 하셔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는 저도 몰라요. 월급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요. 안 알려줘서. (모르는데 왜 관심이 생겼는지?) 어렸을 때부터 삼촌 되게 열심히 했다, 너도 공부 열심히 해서 가라. 뭐 이런 소리 많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좀.


Q. (삼촌이)롤모델처럼 된 건가요? 저렇게 살면 되겠다 이런. 

네, 그쵸. 전체적인 인생을 가지고 롤모델을 보는 건 아니고 직업적으로. 네. 좋은 것 같아요.


Q. 서울에 있다가, 캐나다에 있다가, 서울에 오니까 어땠어요?

일단 고국 땅을 밟았던 게 되게 좋았고요. (웃음) 그리고 이제 좀 문화가 다르잖아요. 예를 들면, 거기는 무조건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서, 항상 차는 무조건 서는데. 여기는 뭐 그런 것도 없어가지고. 오랜만에 들어왔을 때 약간 놀랍기도 하고 화도 났었고 그랬어요. 


Q. 서울에 좋은 점은 뭐인 것 같아요?

일단 수도이기 전에 대도시잖아요. 유흥을 좋아하니까 뭐 어딜 가나 술집이나 번화가나 그런 게 일단 좋고요. 볼 거리나 놀러 갈 거리가 되게 많잖아요. 그런 것도 좋았고. 


Q. 서울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 있어요?

저는 건대나, 강남을 좋아합니다. 놀 거리가 많은. 네. (웃음)



Q. 그러면 지금 세종시가 되게 답답할 것 같은데, 어때요?

저 세종시 도시에 있으면 그나마 나은데, 저 조치원이어서 정말 아무것도 없거든요. 아까 물어본다 하셨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해줄 수 있는 얘기가 없어요. (웃음) 


Q. 뭐하고 놀아요?

할 게 없어서 맨날 술 마시고, 수업 끝나고 운동 있는 날이면 운동가고. 이제껏 살면서 제일 많이 먹고 있어요. 술을. (웃음) 밤만 되면 술먹고 있어요. (웃음) 


Q. 세종시는 어떤 도시인 것 같아요?

나중에 세종시로 나가보면 그 때 다시 말씀드릴게요. (웃음) 저는 세종시를 가본 적이 없어요. 시내로. 아예 가본 적이 없어가지고. 


Q.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사나 걱정거리나 이런 것 있어요?

일단 아무래도 제가 입학을 되게 늦게 했어요. 제가 스물여섯인데 이제 2학년이잖아요. 그래서 제 동기들은 다 21살인데. 그리고 일단 체대다 보니까 좀 처음에 군기 같은 게 있다고 하잖아요. 되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나이가 뭐 한 살 두 살 많은 게 아니라서 그런지 안 건드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쪽으로 되게 다행이라고 생각들었고. 동기들하고도 되게 잘 지내고 있어서. 학교생활 자체는 문제가 없긴 한데, 나이가 많은 만큼, 뭐 군대를 갔다 왔다고는 하지만, 3년 정도 늦었으니까 이제 얘네랑 똑같이 놀아도, 얘네는 놀 때지만 솔직히 말하면 저는 아닌데. 미래적으로나 제가 뭐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걱정이라고 하면 그런 쪽이 제일 큰 것 같아요.


Q. 만약에 세종시에서 돈도 많이 주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서울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데 별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 돈도 적게 주고. 그럼 어디로 갈 것 같아요?

여기 살아야죠. 저는 자본주의의 노예이기 때문에. (웃음)


Q. 친구들이 이제 군대를 가지 않아요?

네. 지금 제 옆에 있는 애는 9월 16일에 갑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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